네덜란드 사람들은 왜 저리도 웃고 있을까

최안나



며칠 날이 좋더니 다시 하늘엔 구름이 가득합니다. 네덜란드에선 이런 날씨가 일상입니다. 긍정적인 사람이라면 하늘이 자유 분방하다며 웃고 넘기겠지만, 웬만하면 비타민D 챙겨 먹고 즐거운 일을 하며 우울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상책입니다. 그래 이런 날, 햇빛도 없고 그림자마저 사라지는 날에 저는 미술관 갑니다.

렘브란트, 베르미어, 그리고 고흐의 나라. 네덜란드엔 500개 넘는 미술관이 있습니다. 매일 하나씩 가더라도 2년은 걸려야 수가 있죠. 미술관 가다가 파산하는 아닌가 생각되겠지 만, 뮤지엄카드가 있으면 걱정 없습니다. 1년에 10만원 정도 대다수는 ‘프리패스’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반고흐 미술 관, 국립미술관, 크롤러묄러 미술관 유명한 곳까지 전부 말이 죠. 오늘 저는 국립미술관, 라이크스 뮤지엄을 향합니다. 렘브란트의 <야간순찰>로 유명한 라이크스 뮤지엄. 네덜란드 람이라면 성지순례를 하듯, 평생에 한번은 작품을 봐야한다고 합니다. 덕분에 주말에 가면 앞사람 뒤통수를 보다 나오는 일도 생기죠. 과연 멋있는 작품이지만, 사실 시선을 잡아 끄는 <야간순찰>보다 네덜란드의 풍속화입니다. 얼큰하게 취한 사내, 명절에 모인 가족, 노래하고 춤추는 군중… 네덜란드의 풍속화엔 즐거워 보이는 이들이 유독 많이 등장합니다. 조금 의외입니다. 없던 우울증도 생기게 하는 날씨에, 맛없 기로 소문난 음식, 바람 잘날 없던 과거사. 각종 악재를 갖고 있으면서, 천진하게 웃고 즐기다니요. 역시나 날씨와 음식 때문 악명 높은 영국의 미술 작품만 봐도 정반대의 분위기가 풍기 는데 말입니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미술관을 돌다가, 결국엔 분위기에 항복하 맙니다. 고양이에게 춤을 가르치는 아이들 (<The Dancing Lesson>), 어른 없이 술마시고 악기를 부는 가족 (<The Merry Family>) 등, 작품 네덜란드 사람들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따라 웃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이런 태도가 나라를 이끌어온 힘, 문화 강국이 되게 원동력일거 라고 말이죠. 네덜란드는 특이합니다. 작은 나라에 거의 2백만 남짓한 외국인이 살고 있습니다. 전체 인구의 10% 정도 되죠. 지리적으로 유럽의 중심에 있는 하나의 이유겠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날씨와 음식으로 악명이 높고, 언어마저 어려운 네덜란드에 외국인이 모여드는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악재도 그냥 즐길 아는 긍정성과 오픈마인드입니다. 제가 네덜란드로 유학을 것도 그와 관련이 있습니다. 저는 로테르담의 코다츠에서 아르헨티나 탱고 음악을 공부하고 있습니다.의아하게 들리겠지만, 사실 네덜란드의 탱고 역사는 100년에 가깝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탱고 붐이 일어날 때, 이들도 탱고 밀롱가(댄스홀)을 열고 탱고를 즐겼습니다. 탱고 이상스럽다고 교황청이 공식적으로 금지하는 것도, 음악이 생소 것도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네덜란드는 유럽의 탱고 강국이 되었고, 지구 반대편에 살던 저마저도 불러왔습니다. 기적이 아닐 없습니다. 탱고 뿐만이 아닙니다.


코다츠는 전세계에 미국을 제외하고 최초 월드뮤직 학부를 음악대학입니다. 인도, 터키, 플라멩코, 라틴재즈 다양한 학과가 있으며, 역사도 무려 40년이 넘습니다. 코다츠의 탱고 오케스트라만 해도 현존하는 탱고 오케스트라 중엔 최고죠. 덕분에 인도 음악을 공부하러 인도인 학을 오고, 탱고를 공부하러 한국인이 늦깎이 대학생이 되는 일어나는 것입니다. 네, 저는 다소 늦은 나이에 유학을 왔습니다. 한국에서 받은 졸업장, 대리 직함 전부 내버린 위험한 도전을 했습니다. 취미로 시작한 악기 반도네온이 너무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친구 들이 하나 결혼을 하고 정착을 하는 시기. 저는 다른 길을 가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물론 두려움이 없었던 아닙니다. 하지만 길이 네덜란드라면 가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감의 근거는 두가지였습니다. 우선은 코다츠에 월드뮤직 부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입니다. 월드음악, 마이너리티 음악을 존중하고 발전시켜왔다는 점에 신뢰가 갔습니다. 제가 가진 특이한 이력도 받아들일 같다고 기대가 되었습니다.

또한 영어를 쓴다는 점에서 매우 안도가 되었습니다. 만약 탱고 근원지 아르헨티나로 유학을 갔다면 언어를 배우는 데에만 1 년이 넘게 걸렸을 것입니다. 영어로 수업을 받을 있단 사실이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짧은 고민을 마치고 음악 세계로 뛰어든 것입니다.

판단은 옳았습니다. 학교의 월드뮤직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럽습니다. 이곳이 아니라면 제가 어디에서 플라멩코 기타와 함께 반도네온을 연주하고, 인도 음악을 부를 있을까요. 더군다나 이곳에선 혼자 ‘특이한 애’도 아닙니다. 월드 뮤직에 매력을 느껴 ‘특별한’ 선택을 학생들이 아주 많기 때문입니다. 곳에서는 새로운 음악적 실험이 매일 이뤄집니다. 초속 14m의 바람에도 웃음은 수그러들지 않습니다. 마치 그림 네덜란드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1년 넘게 살았어도 더치어는 여전히 눈에 익고 어렵습니다. 다행이라면, 언어를 몰라도 공부에 지장은 없단 것입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자신들의 모국어가 어렵단 압니다. 신들의 나라가 작고 자원이 없단 사실도 알고요. 그런데 약점 쿨하게 인정하고는, 영어를 해결책으로 삼았습니다. 영어교육 진작부터 아주 중요시 덕에, 이제 네덜란드인은 원어민 만큼 영어를 합니다. 덕에 역시 언어 스트레스를 받고 목표한 공부에 집중할 있는 것입니다.

생각의 꼬리를 잡고 미술관 밖으로 나갑니다. 여전히 흐리지만 하늘 한쪽 구석엔 구름 사이로 푸른 빛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바람도 전날보다는 차갑게 느껴집니다. 어쩌면 내일은 맑을 몰라, 기대가 됩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긍정적일 있는 것도 이런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비구름은 물러가기 마련이고, 여름은 오기 마련이니 먹고 노래하며 지내자. 밝은 얼굴에 좋은 일이 찾아온다고, 작은 나라가 강국이 사실이 그저 이해가 됩니다.


저는 발걸음을 경쾌히, 악기 연습을 하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