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행복한 나라

Updated: Apr 7


‘네덜란드 아기들은 미국의 아기들보다 잘 웃고 안기는 것을 좋아한다’는 연구 발표가 있었다. 워싱턴 주립 대학의 연구팀의 실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생후 6개월에서 1년 사이의 유아를 대상으로 한 이번 실험을 통해 부모가 가진 육아의 방침은 영아기 때부터 유아를 심리적으로 길들인다고 밝혔다. 미국 유아의 부모들은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성장을 위해 어릴 때부터 큰 소리로 책을 읽어준다거나 하는 액티브한 활동을 많이 보여준다. 그에 따른 아기들의 반응은 목소리가 크며 활동적이다. 반면 아기의 휴식과 수면 시간의 규칙성을 중요시하는 네덜란드 부모들을 가진 아기들은 웃기를 좋아하고 안기는 것을 좋아하며 안정감이 있다고 발표되었다. 이 연구는 유아기에 생길 수 있는 심리적인 문제에 대한 치유를 가능하게 할 기재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이었다고 한다.  

아기의 웃음소리와 미소만큼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고 즐겁게 하는 것이 얼마나 더 있을까! 잘 웃는 아기들은 자라면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들로 커간다. 

네덜란드에도 배고픈 아이들이 있고 가정 불화로 위탁 시설에 맡겨지는 아이들이 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아이들은 건강하고 안전에 위협받을 확률이 아주 낮다. 그리고 아이들은 한 사회의 시민으로 적합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을 잘 받고 있으며 아이들의 삶에 큰 위험도가 없이 국가와 가정으로부터의 지원을 충실히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해마다 유니세프에서 발표되는 ‘행복한 아이들이 사는 나라’의 순위를 매기기 위한 다섯 가지의 항목에서도 네덜란드는 모든 항목이 상위권이다. 그리고 곧잘 1위로 발표된다. 물론 이러한 데이터가 아이들의 행복을 담보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네덜란드 아이들은 국가의 체계적인 복지 제도 아래에서 부모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아가고 있으며 미래에 자신이 살아갈 사회의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교육을 받고 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행복을 느끼는 아이들이 만드는 미래는 밝다. 그렇기에 요즈음 한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보육원의 실태들은 한국의 미래를 걱정스럽게 만드는 큰 요인이기도 하다. 

네덜란드의 아이들이 행복한 이유가 뭘까? 


행복한 부모가 기르는 아이들은 행복하다.

모든 것이 순위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구 상에 있는 많은 국가들 가운데 어떤 나라가 사람들이 살기에 행복할까 또는 복지는 어떠한가, 교육을 잘 받고 있는가, 건강한가에 대한 여러 가지 등수가 매겨지는 데이터들이 해가 바뀌면 수두룩하게 쏟아져 나온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대응하며 통계학적으로 나오는 데이터를 통해서 국가의 순위가 매겨지는데 네덜란드는 행복에 관련된 많은 항목에서 상위권을 기록한다. 그 가운데 사람들이 살면서 느끼는 ‘행복 지수’도 OECD 국가에서 4번째를 차지했다.  행복이라는 것이 주관적이라 어떻게 딱 떨어지게 등수를 내는가 하겠지만 결국은 먹고사는 것과 건강 그리고 살기에 기본적으로 충족해야 하는 욕구를 기본 수치로 만든 것일 테니 네덜란드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그렇기에 행복한 사람들이  기르는 아이들은 행복하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말일 수 있을 것이다. 



건강한 네덜란드 엄마들

세계에서 1인당 자전거 보유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네덜란드인데 1명 당 평균 1.2대의 자전거를 가지고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곳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그렇기에 치마를 입은 여성들을 만나기도 그리 쉽지 않고 예쁘게 차려입고 하이힐을 신은 여성들을  만나기는 더더욱 어렵다.  네덜란드의 심리학자인 엘런 더 브루인(Ellen de Bruin)의 책  ‘우울하지 않는 네덜란드 여성들 (Dutch women don t get depressed)’에 묘사되어 있는 네덜란드 여성들은 자주적이며 용감하고 유머가 있으며 자존감이 강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프랑스 여성은 몸에 살이 없어야 하지만 네덜란드 여성들은 우울함이 없어야 한다’는 말은 네덜란드에서 사용되는 유머 가운데 하나이다.  어쩌면 유럽에서 외모에 가장 신경 쓰지 않는 여성들이 네덜란드 여성일 것이다. 하지만 행복 지수에서는 부유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월등히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스트레스가 적고 내적 충실을 기하는 이들의 생활 태도 때문일 것이다. 여성들의 행복 지수가 높은 이유 가운데 핵심적인 것으로 또 하나를 꼽을 수 있는 것이 일과 삶의 조화를 위해 세계적으로도 높이 평가받고 있는 파트타임 일자리를 꼽을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여성이 많은 나라가 네덜란드이다. 파트타임이라 말에서 비정규직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네덜란드의 파트타임은 비정규직이 아니라 정규직이면서 풀타임과 똑 같이 연금 규정이 적용되도록 정책화되어 있다. 일한 시간만큼 급여와 연금이 보장되는 것이니 급여를 받는 조건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여성들은 가사와 직장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가사와 직장을 병행해나가는 것이다. 네덜란드 직장 여성의 68%는 파트타임이다. 

네덜란드 여성들은 우울함을 극복하기 위해 긍정적인 사고를 하고 외모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 또한 아이들의 학업 성적을 위한 스트레스를 주는 일은 결코 하지 않지만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 시간에 대한 규율은 엄격한 편이다. 네덜란드 사람들의 평균 키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크다. 여러 가지 이유 중 어릴 적 일찍 잠자리에 드는 규칙적인 습관도 이유로 꼽혔다. 일과 육아 그리고 가사 노동을 스트레스 없이 잘해나갈 수 있도록 정책이 잘 마련되어 있는 것은 네덜란드 여성들이 우울하지 않을 수 있는 가장 큰 배경이고 이 여성들이 기르는 자녀들은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가정적인 아빠

지난 년 말 네덜란드의 아버지들은 자녀와 함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다양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에서 생활했던 필자에게는 거의 충격적인 기사들이었는데 이토록 자상하고 다정하면서도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을 절대적으로 할애하는 아빠들에게 더 잘하라고 하는 건 일종의 사회적인 강요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일하는 시간이 적고 출퇴근 시간이 정확한 네덜란드, 게다가 아버지들 가운데 파트타임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직장인의 25%를 차지할 만큼 많은 나라, 아내와 가사 노동을 분담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나라이지만 더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갖기를 바라는 사회적 욕구를 들여다볼 수 있어서 적지 않은 충격을 느꼈다.  

네덜란드에서는 유동적인 업무 시간을 만들어 일과 삶의 균형을 최고로 만들어가기 위한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다. ‘새로운 일의 방식(Het Nieuwe werken:출퇴근이 자유롭고 언제 어디서나 성과 위주의 업무를 볼 수 일의 방식)’은 현재 거의 모든 관공서와 아주 작은 기업을 제외하고는 네덜란드 전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의 방식이다.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출근하는 아빠의 모습은 네덜란드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가족의 유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아버지의 역할은 네덜란드 내에서는 더 강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네덜란드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가족과의 연대와 유대. 안정적인 성장의 배경

게다가 네덜란드의 할머니, 할아버지는 육아를 돕는 아주 큰 힘이다.  네덜란드의 많은 노후의 연금 생활자들은 자원봉사 활동을 하며 자신의 노후 시간을 사회 성장에 기여한다. 필자가 처음 이 곳에  와서  네덜란드어를 가르쳐주셨던  트루디 할머니는 고등학교 국어(네덜란드어) 선생님이었는데 일주일에 두 번 네덜란드어를 가르치는 자원봉사를 하셨고 나머지 시간 대부분은 자녀를 도와 손주들을 돌보신다고 했다. 네덜란드에서 연금 생활자 자원봉사자들이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시간을 산출한 기여도는 사회를 움직이는 큰 힘이다. 또 한 축은 손주들의 양육을 위해 보태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네덜란드는 초등학교가 만 4세부터 시작되며 그 이전의 0세에서 만 3세까지의 보육 제도는 한국과 많이 다르다.  보육 시설 사용료를 정부의 지원금만으로 충당하기에는 젊은 부부에게 큰 부담이다.  아이들을 종일 보육 시설에 맡기는 부모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부모의 일 때문에 보육 시설에 맡겨져야 하는 시간을 조부모가 대신하면서 가족의 유대는 더욱 돈독해진다.  자원봉사자로 사회에 봉사하는 시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문화이기에 손주들을 돌보는 일은 가족이기에 더욱 행복한 일이라는 것이 보편적인 생각이다. 아이들의 행복 지수는 가족의 연대를 통한 관심과 사랑으로 더욱 높아지는 것 역시 네덜란드 아이들이 행복한 이유로 꼽힐 수 있다.



그 모든 것들을 가능하게 해주는 든든한 국가의 지원

네덜란드 출산율은 1995년부터 꾸준히 상승하다가 2013년에 소폭 줄었다. 여성 1인당 1.68명으로 EU 26 개국 평균보다는 높은 출산율을 기록하며 꾸준히 안정적인 출산율을 보이고 있다. 젊은 사람들은 자녀를 낳아 기르는 것은 가족을 꾸려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해내는 가장 기본이 된다고 생각한다.

국가는 국민의 삶의 질과 행복을 최대한 보장해주는 울타리이다. 행복한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길러내는 것이고 사회 구성원이 건강하고 행복하면 그 국가는 당연히 행복한 국가가 되는 것이다. 교육비 지원이나 복지 예산을 증액할 때에도 반드시 예산의 증감에 대한 원인과 그 이후의 대책을 만들어낸다. 육아보육 지원비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육아 보육과 관련하여 사용되는 비용의 세금을 줄여주는 방법으로 전환하여 보육 시설에 의존하지 않고 자녀를 잘 키워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부모가 생각할 수 있도록 개선안을 만들어 낸다. 

네덜란드는 독일과는 다른 학교 지원 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학비가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비싼 편이다. 물론 교통 지원금, 학자금 융자, 생활비 지원 등의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긴 하지만 결국 모두가 졸업을 하고 난 후에 빚이 된다. 이자율은 낮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만 30세 이전에 졸업을 하면 갚지 않아도 될 지원도 이제는 졸업을 하면 갚아야 한다. 이런 정책은 직업학교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대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에게 해당되는 정책이다. 그 이유는 공부를 오랫동안 하고도 직업을 얻지 못하는 사회적 문제가 생겨나면서 고학력 실업자들을 양산하는 정책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지원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지원금을 줄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아기아 태어나면  0세부터 만 17세까지는 지원금의 이름은 다르지만 꾸준히 부모들에게 양육비 명목의 국가 지원금이 주어진다. 명목에 맞는 상황이면 보육시설 이용에 관한 지원도 받을 수 있지만 보육시설 관련한 비용은 자녀를 키우는 부모로는 꽤나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보육 시설의 무상 지원이 없는 대신 네덜란드 여성들은 이 세상 여성들 가운데 가장 워크 라이프 균형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로 가사 노동과 일을 함께 하면서도 스트레스가 없게 국가가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다.  OECD 회원국 가운데 68%의 여성은 파트타임으로 근무하고 평균적으로 1주일에 25시간 정도를 일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파트타임 근무 조건을 지니는 여성들은 전일제 근무를 하는 사람들과 같은 조건에서 근무하는 근로 시스템은 1996년 이후 네덜란드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프로젝트가 정립되면서 지속적으로 발전되어 왔다.

국가는 개개인의 삶의 질과 행복을 만들어주는 힘이다.  더 행복한 나라의 더 행복한 아이들이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개선과 노력을 지속해나가는 국가의 노력이 국민 개개인을 행복하게 만드는 기반이다. 국가의 정책들은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수레바퀴와 같아서 어느 하나 균형을 잃으면 각각의 역할을 해낼 수 없다. 복지는 삶의 질에 대한 기준을 높이고, 국민 전체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어 노력하는 정책이라고 사전에 쓰여있다. 복지의 개념에 맞는 정책을 만드는 것은 한 방향으로 치우치면 균형을 잃고 사람들에게 진정한 행복을 줄 수 없게 된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아이들의 행복이 가정의 단 한 사람의 역할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그렇기에 가족 구성원들 전체의 노력은 물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들어낸다. 오랜 시간을 통해 합리적인 가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식인 민주주의를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나라이다. 

2015년부터 정부 지원이 줄어드는 정책들이 많다. 그 가운데 보육시설 지원에 관한 정책이 변화했고 지원비도 줄었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느끼는 행복이 줄어들까?  

지금보다 부모들이 덜 행복해지면 아이들의 행복은 그만큼 줄어들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