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조선소의 변화

Updated: Apr 6

옛 것에 창의를 덧입힌 장소를 찾아가다.


‘인공지능’이라는 인간을 능가할 수도 있는 거대한 시스템이 대두되면서 사람들의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걱정은 몇 사람만 모이면 하는 말이 되었다. 그러나 사실 알파고가 던진 화두는 이미 산업화가 되면서 인간의 삶을 변화시켰던 여러 가지 사건들의 속에서 꾸준히 진행되어 왔던 일들이 아니었을까!

한 때, 한국의 부흥을 이끌어왔던 조선업을 보더라도 그 당시는 생각도 못했던 거대한 철골의 구조물이 물 위에 떠서 온 세계를 돌며 물류를 이동하는 거대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상황 역시 생각지도 못한 발명이었고 인류는 그 기술을 이용해 인류의 삶의 큰 변화를 이루었다. 또한 이 산업은 한 때 근현대 국가의 부를 다져주는 초석이 되기도 했다. 

지금은 어떤가! 한국의 근대화의 최첨병으로 역할을 해왔던 조선 산업은 점차 기력을 잃고 더욱 스마트한 기술이 아니면 그 옛날의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노동집약적 산업 구조의 한계가 이미 예견되어 있었던 산업 영역이었다. 

네덜란드도 한 때 조선 산업이 부흥하던 시기가 있었다. 북암스테르담에 자리하고 있는 조선소는 1894년부터 1979년 까지 화물선을 제조하는 거대한 조선소가 있었다. 배를 제조하기 위해 필요했던 공간들은 1979년까지 그 기능을 다했지만 조선소가 문을 닫고 나서는 폐허로 버려져야 했다. 산업화가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었던 그 시기, 그 곳에서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했던 사람들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고 네덜란드의 경제의 한 축을 상징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조선소가 철거되자 수많은 사업 계획들이 만들어졌다.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새 건물을 지어 비싼 도시의 땅을 최대한 부가가치를 높여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암스텔 강이 펼쳐진 북암스테르담 조선소 지역은 암스테르담 역을 마주하고 있는 전망 좋은 지역이다.

한강을 따라 전망 좋은 곳에 늘어선 고층 아파트를 떠올려보면, 암스테르담 조선소로 사용되었던 이 공간은 그에 못지 않은 멋진 전망을 가진 곳이다. 그러나 그곳엔 높은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있지 않다. 또한 새로운 신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멋진 건물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지도 않다. 그렇다면 이 곳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1.     배가 제조되었던 실내의 모습


배를 제조하던 실내에는 창의적인 기업들이 서로 모여 아이디어 경쟁을 하는 멋진 예술창업 기업들의 요새로 꾸며져 있다. 배가 실내 외로 들락거리던 거대한 문이 열리면 그 안에는 이층으로 이루어진 컨테이너를 이용한 업무 공간들이 즐비하다. 컨테이너 마다 인간의 창의력을 발휘하고 있는 예술가들이 가지고 있던 제품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생산해내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지고 있으나 자금 부족으로 생산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싼 값으로 컨테이너를 임대해주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공간에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유대를 이끌어 내며 젊은이들이 가진 꿈을 이룰 수 있는 아이디어 경연의 장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2.     크레인을 이용한 호텔


또 하나의 명물은 큰 배를 제조할 때 물건을 옮겨 나르던 크레인의 변화이다. 크레인으로의 사용하기에는 수명이 다된 크레인의 공간을 활용한 호텔은 이곳의 명물 중에 명물이다. 이 호텔의 1박 요금은 특급 호텔 수준이지만 각각이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세 개의 방으로 꾸며진 이 호텔은 암스텔 강이 흐르는 암스테르담의 아름다운 정취를 흠뻑 만끽하기에는 안성맞춤의 장소로 개조되어 옛조선소의 정 중앙에 우뚝 솟아 있다. 단 세 개의 방을 가진 독특한 형태의 호텔은 사람들의 특별한 이벤트를 위해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3.     친환경 노르더릭트 카페



그리고 예전에 사람들이 쉬던 터에 만들어져 있던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카페는 관광객들의 명소가 되어 이곳을 아는 많은 유럽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 되었다. 

노르더릭트 카페는 이곳을 구성한 모든 자재들이 폐품을 활용하여 손수 제작하여 만들어진 카페로 유명하다. 건물 외부 자체부터 정원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가구, 손님들이 사용하는 의자, 테이블 등 모두가 버려진 물건들을 재활용하여 만든 카페이다. 그런데 묘하게 너무도 잘 어울리며 카페에는 손님들로 가득하다.

건물 자체들의 재활용으로도 유명하지만 환경 순환의 예를 보여주는 카페로도 유명했다. 그동안 환경 순환을 위해 카페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를 이용해 돼지를 사육해서 카페의 식자재로 사용했었다. 그런데 지난 해부터 서서히 카페의 컨셉을 바꾸고 있다.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 이제는 육류로 만들어지는 요리는 제공하지 않을 계획이라는 것, 그러나 당장 바로 시행하지는 않는다. 천천히 느리게, 그리고 모두가 공감하고 적응할 때까지……

서서히 설득하며 변화해 나갈 것이라는 것이 카페 운영자의 이야기다. 작은 변화 하나라도 실험적으로 시작하면서 고객들의 의견을 일일이 받아 서서히 변화하는 문화도 이곳에 오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4.     보트하우스


암스테르담은 보트하우스가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 만들어져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친환경 보트하우스는 생기자마자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했다. 자그마한 배 내부를 개조하고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생활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허본 보트라고 이름 지어진 이곳은 (gewoon:그냥)보트라는 뜻이다. 뭐 그리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친환경 에너지 시설을 통해 태양광을 이용한 전기, 난방시설, 내부 시설 장비를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방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 사용한 물과 화장실에서 나오는 분뇨 등의 완벽한 처리 시설을 통해 재사용 가능하도록 하는 등의 에너지 낭비 없이 자연 에너지를 이용하여 극대의 효과를 얻는 시설을 갖춘 작지만 강한 미래의 집으로 설계되었다.

암스테르담 옛조선소(NDSM)지역 내에 있는 이 보트는 이곳의 직원이나 방문객을 위한 교육 장소를 이용되면서 친환경, 재생 에너지, 자연 친화적인 삶에 대해 많은 정보를 주는 곳으로 활용되고 있다.

해수면 보다 낮은 땅이 많은 네덜란드에서 물가의 집은 그리 낯설지 않다. 각 도시마다 수로 주변에서 보트하우스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온 변화가 심하고 비가 많은 네덜란드 지역에서 보트하우스에서도 완벽하게 난방 시설을 갖추고 있는 집은 그리 많지 않다.

작지만 강한 집으로 물 위에서 자연과 더불어 더 깨끗하면서도 자연 에너지를 이용한 극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친환경 보트하우스의 미래를 알리는 목적으로 이곳의 선착장에 놓여져 있다. 


5.     자연친화적 에너지 생산 건물


실험적 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건물들도 하나씩 들어서고 있다. 환경은 현재 인류의 가장 뜨거운 이슈거리다. 그 가운데 지구 온난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인류에게 주어진 과제이기도 하다. 암스테르담의 옛조선소에 오면 환경에너지를 이용한 건물들이 하나 둘씩 들어서고 있다. 있는 것을 그대로 이용하는 지역도 있지만 새로운 컨셉을 가지고 변화되고 있는 지역도 있다. 새롭게 지어지는 건물들이 어떤 기능을 가지면 친환경적이며 에너지 절약할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는 건물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외에도 이 곳은 젊은이들의 놀이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조선소의 더 넓은 공간에서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젊음을 공감하는 장소로써도 명성을 가지고 있다. 

수많은 이벤트들이 진행되어 시민들의 문화 공간으로 손색이 없는 곳으로 거듭나고 있다.

반 세기 전의 기억이지만 조선소에서 삶을 추억하고자 하는 노년 세대에게도 귀중한 장소이다. 가족을 위한 삶의 터전이기도 했고 지금은 그 옛날의 추억을 회상하며 그리움을 달래는 장소가 되었다.

폐건물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생산환경을 제공하는 장소로 사용되고 있으며 친환경 에너지라는 21세기의 거대 화두를 실험하는 곳으로 활용되고 있다. 자체 에너지 생산을 화두로 북암스테르담 지역은 새로운 변모를 가져왔으며 가난한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창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조선소의 주인인 자본가들은 예술가들의 미래를 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암스테르담이 세대를 거듭해 더욱 창의적인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점진적인 개발을 통해 친환경, 자생 에너지 개발을 해낼 수 있는 실험적인 건물들이 하나 둘 씩 모습을 갖춰나가고 있다. 

“옛조선소였던 이곳의 지금의 특징은 각기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그룹들의 조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술가들, 환경관련 회사들, 시정부, 프로젝트 운영회사, 방문객과 다양한 목적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다양하게 어울려 아주 새롭고 참신한 세상을 향한 것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죠.” 이곳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조엔 크라머의 말이다.

작은 생각들이 모여 큰 변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네덜란드의 옛 조선소의 변신!

한 사람 한 사람이 생각해낸 아이디어들이 환경과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는 지역으로 만들어 놓았고, 사람들의 지혜가 이제는 정부의 정책도 바꾸어 놓은 좋은 사례가 바로 이곳이다.

인공지능도 각자의 아이디어를 내놓으면서 토론과 합의를 해내는 정도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